*---경전·교리---*

내가만난 선지식 [활안스님]

비로사 2008. 8. 28. 21:28

 

송광사 추강 대화상

 

추강 스님은 상원사에 계시고 나는 월정사 수도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중에 상원사 선방에 들어가니 우리 노스님은 조실스님으로 계시고 현 부산 태종대 조실스님으로

계신 도성스님은 입승을 보고 있으면서 나에게 미감 일을 맡겼다.

 

하루는 서울에서 군인 한분이 와서 아버님 49재를 지내달라고  돈을 내어 놓았다.

빨간 지폐 백장을 받은 희섭스님은 놀라면서 추강스님께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한상만 차리십시오"

"나머지 돈은요?"

"잿상에 놓아 주십시오"

정한 날짜에 재를 지내러온 군인이 영전에 차려진 상을 보고 노발대발 야단이 났다.

"어떻게 남의 재를 이렇게 망쳐 놓을수 있단말인가. 때어 먹어도 분수가 있지!"

"조실스님의 말씀에 따라 이렇게 차렸습니다"

문수전에 모여 앉은 재주들은 별로 즐거운 기색이없고 오직 노스님 혼자 요령을 들고 20분정도

선법문을 하였다.

 

"생종하처래 사향하처거 (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이것도 재라고 지내십니까?"

"그야 영가의 마음을 따라 재를 지내야지요"

"우리 아버지를 너무 박대하신것 아닙니까?"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당신 아버지는 일찍이 마누라를 잃고 당신하나를 기르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급기야 장교가 된 아들 승진을 위해 돈 마련하느라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했지만 아들이 대장되는것을 보고 그 보람으로 세상을 살았으니 그에게 필요한것은

음식이 아니라 돈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준돈 가운데 5만원만 가지고 재를 차리고 그나머지는

고스란히 상에 놓았으니 필요하면 가져가시오"   하고 그 봉투를 돌려주었다.

비로소 재주는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였다.

이일로 인해 그는 큰스님을 부처님처럼 받들고 모시다가 장차 서울 봉익동 대각사에서 노스님께서

열반하시자 자신의 아버님 초상처럼 그 뒷바라지를 치루어서 모든 사람을 감동케하였다.

 

스님의 제자 가운데는 글 잘하기로 유명한 인암스님이 있고 벌교상업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조용순스님이있다.

 

길잃은 나그네에게 길을 안내한 스승이시여

구름 바람 몰아칠땐 해도 달도 보이지 않더니

맑은 바람 솔솔 부니 가을 못에 달이 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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