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교리---*

방거사어록 2

비로사 2008. 8. 23. 21:43

 

丹霞和尙과 대화

    丹霞和尙이 어느 날 거사를 방문코자 대문간에 이르자
    靈照가나물 바구니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묻기를
    거사가 집에 있는가

    하니 영조가 바구니를 놓고 손을 맞잡고서 있거늘
    단하는 또 묻기를
    거사는 집에 있느냐 없느냐

    하니 영조는 나물 바구니를 들고 문득 가버렸다.
    돌아온 거사에게 있었던 사실을 말하니
    거사가 이르기를
    赤土에 牛 를 칠했구나

    하였다.
    단하가 딸아 들어와서 거사를 보니 거사가 오는 것을 보고도 일어나지도 또한 말하지도 않았었다.
    단하가 이에 불자를 세워 일으키거늘 거사는 槌子를 세웠다.
    단하가 말하기를
    다만 이것뿐인가 또다른 것이 있는가

    거사가 이에 단하를 보면서 말하기를
    전과 같지 않구나

    하니 단하가 말하기를
    사람의 聲價를 떨어뜨리려 하지만 방해롭지 않다

    하다.
    거사가 운 하되
    좀전에 너를 한 번 꺾어 보려고 한 것이다

    하니 단하가 말하기를
    이러한 즉 天然의 입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데

    거사가 말하되
    너의 벙어리는 본분에 말미암음이지만 나까지도 벙어리가 되겠다

    하니 단하가 문득 拂子를 던지고 가 버리니 거사가
    然스님 然스님

    하고 불러도 단하는 돌아보지 아니하니 거사가 운 하되
    벙어리를 근심할 뿐만 아니라 다시 겸하여 귀머거리가 될까 걱정된다

    하다.
    단하는 어느 날 거사가 방문해서 말하기를
    어제 날에 서로 보았음이 어찌 금일에도 같은가

    거사가 말하기를
    如法이 어제 일을 들어서 너로 하여금 宗眼을 밝히고자 함이라

    하니 단하가 말하기를
    다만 宗眼을 방옹이 著得할 수 있겠는가

    거사가 운 하되
    나는 너의 눈 속에 있는데

    하니 단하가 말하기를
    내눈은 좁은데 어느 곳을 향하여 늙은이가 안착하려는고

    거사가 말하기를
    이 눈이 좁은데 이 몸이 어찌 편안하리요

    단하가 돌아보지 않자 거사가 말하기를
    다시 한 번 一轉을 말하면 문득 이 말의 전부를 얻으리라

    단하가 또한 대답을 하지 아니하거늘 거사가 운 하되
    여기에 一句를 말할 사람이 없구나

    하다.
    하루는 거사가 단하를 향하여 앞에서 叉手하고 잠깐 섰다가 나가도
    단하는 돌아보지 아니하자 거사는 다시 와서 단하 앞에 앉으니
    단하가 도리어 거사를 향하여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잠깐 섰다가
    문득 방장실로 들어가니
    거사가 운 하되
    너는 내가 나오면 들어가니 일을 살피지 못하겠도다

    하니 단하가 운 하되
    이 늙은이가 들락날락하니 마칠 기약이 있겠는가

    거사가 운 하되
    조그마한 자비심도 없구나

    하니 단하가 운 하되
    이 놈을 田地까지 인도하게 했는데

    거사가 운 하되
    무엇을 잡아 인도했는가

    단하가 이에 거사의 모자를 잡아 일으켜 말하되
    一箇老師僧과 같도다

    거사가 도리어 모자를 단하 머리에 올려놓고 말하기를
    한낱 속인과 같도다

    거사가 이에 應 하는 소리를 세 번하니 단하가 운 하되
    옛날 기질을 어찌 잊어 버렸으리요

    거사가 彈指하기를 세 번하면서 운 하되
    하늘도 움직이고 땅도 움직인다

    하다. 어느 날 단하는 거사가 오는 것을 보고 곧 달아날 기세를 하거늘 거사가 운 하되
    그것은 오히려 몸을 버릴 자세로 어찌 찡그리고 심음할 행세를 하는고

    단하가 문득 앉자 거사가 이내 단하의 앞에서 주장자로써 七자를 그으니 단하는 面下에 一자를 썼다.
    거사가 운 하되
    七로 因하여 一을 보고 一을 봄으로써 七자를 잊음이라

    하니 단하가 운 하되
    이 속에 말을 붙이려고 하는가

    거사는 이내 哭을 세 번하고 가 버렸다.
    하루는 거사가 단하와 더불어 出行을 할 때 맑고 푸른 강물을 보고 거사는 물을 가르키면서 말하되
    이러한 것은 빨리 판단해 내지 못할 것이다

    하니 단하가 말하기를
    너무 분명해서 판단해 내지 못한다

    거사가 손으로 단하에게 물을 세 번 뿌리니 단하가 말하기를
    이러지마 이러지마

    하면서 도리어 거사에게 물을 뿌리니 거사가 말하기를
    마땅히 이러할 때 어떻게 堪作할 것인가

    단하가 말하기를
    물건밖에는 없다

    거사가 운하되
    마땅한 사람이 적다 마땅한 사람이 적다

    하니 단하가 대답이 없자 거사가 운 하되
    누가 便宜에 떨어지지 않았는가

    하다.


    7 百靈和尙과 대화

    백령화상이 路上에서 거사와 상봉하고 물어 운하되
    옛날에 거사가 南嶽에게서 得力句를 일찍이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던 적이 있는가

    거사가 운하되
    말 한적이 있습니다

    하니 백령이 운하되
    어떤 사람에게 얘기했는가

    거사가 자기를 가르키면서
    방옹에게

    하니 백령이 운하되
    바로 이 妙德과 空生이라도 거사를 찬탄해 미치지 못하리라

    거사가 도리어 묻되
    스님의 得力句를 누가 알고 있습니까

    하니 백령이 삿갓을 쓰고 가거늘 거사가 운하되
    잘 가십시오

    백령은 돌아보지 아니했다. 하루는 백령이 물어 말하되
    말해도 말하지 않아도 함께 면치 못하니 너는 말하라

    무엇을 면치 못하는고

    거사가 눈을 껌벅하니 백령이 운하되
    기특하다 다시 이보다 없으리라

    거사가 운하되
    스님이 사람을 잘못 인정합니다

    하니 백령이 운하되
    누가 이러 하지 않으며 누가 이러하지 않으리요

    거사는 珍重히 나가 버렸다.
    하루는 백령이 방장실에 앉아 있는데 거사가 들어오거늘 백령이 把住하며 말하기를
    요즘사람도 말했고 옛사람도 말했는데 거사는 어떻게 말하겠는가

    거사가 백령을 한 번 치니 백령이 운하되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거사가 운하되
    말한즉 허물이 있도다

    하니 백령이 운하되
    도리어 내가 한 번 치리라

    거사가 앞에 가까이 가서 운하되
    시험삼아 한 번 쳐봐라

    하니 백령이 珍重하다.
    하루는 거사가 백령에게 물어 말하되
    이러한 眼 目으로 사람의 비판을 면할 수 있겠는가

    하니 백령이 운하되
    어찌 免得할 수 있을고

    거사가 운하되
    뜻을 알았다

    백령이 운하되
    棒으로 無事人은 치지 않는다

    거사가 몸을 돌려 말하되
    쳐라 쳐라

    하니 백령이 바야흐로 棒을 잡아 이르키자
    거사가 把住하며 말하기를
    나한테 모면해 보라

    하니 백령이 말하지 않았다.


    8. 普濟和尙과 대화

    보제화상이 하루는 거사에게 물어 말하되
    이 한낱 말로는 이제나 옛이나 唇舌을 피할 사람은 드무니 방옹은 피할 수 있겠는가

    거사가 應諾하니 보제가 前의 말을 다시 하거늘
    거사가 운 하되
    어느 곳에서 去來하는가

    하니 보제가 또 前話를 들어 말하니
    거사가 운하되
    어느 곳에서 去來하는가

    보재가 운하되
    다만 지금만 아니라 古人도 이러한 말이 있도다

    거사는 춤을 추면서 나가거늘
    보재가 운하되
    이 미친놈 스스로의 허물을 누구에게 점검케 하는고

    하다.
    거사는 대동보제선사를 보고 손에 조리를 들어 보이면서 운하되
    大同師! 大同師!

    해도 보제가 대답하지 아니하니
    거사가 운하되
    石頭의 一宗은 스님의 처소에서 녹아 없어지는구나

    하니
    보제가 운하되
    방옹이 들추지 않더라도 분명히 이와 같도다

    하거늘 거사가 조리를 놓고 말하되
    어찌 한 푼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리요

    보제가 운하되
    비록 한푼의 가치도 없어서 다른 사람은 하품을 하고 또한 옳다 그르다 할지라도 나는 만족하게 여긴다

    거사는 춤을 추면서 나가거늘 보제가 조리를 들고 운하되
    거사!

    하고 부르니, 거사가 머리를 돌이키거늘 보제가 춤을 추면서 나가니 거사가 손뼉을 치면서
    歸去來! 歸去來!

    하다.
    하루는 보제가 거사를 보려가니
    거사가 운하되
    어머님 태중에 있을 때 一則語를 화상에게 말씀해 드리니 道理를 지어서 지키지 마시오

    보제가 말하기를
    오히려 삶이 隔했도다

    거사가 운하되
    스님을 향한 말은 두려워 할 것이 아닙니다

    보제가 운하되
    사람을 놀라게 하는 句를 어찌 두려워하지 않으리요

    거사가 말하되
    스님과 같은 見解는 가히 사람을 놀라게 할만합니다

    보제가 운하되
    道理를 짓지 않는다는 것이 도리어 道理를 지음이로다

    거사가 운하되
    다만 一 生二生을 隔했음이 아니로다

    보제가 운하되
    밑바닥 僧을 점검하는데 一任하노라

    거사가 손가락으로 세 번 퉁기다.
    하루는 거사가 보제를 보려 가니 보제가 오는 것을 보고 문득 문을 닫으며 말하기를
    아는 것이 많은 늙은이는 相見하지 않겠다

    거사가 운하되
    홀로 않아 말함은 누구에게 허물이 있는고

    하니 보제가 이에 문을 여니 거사가 把住하며 말하기를
    스님이 아는 것이 많은가 내가 아는 것이 많은가

    보제가 운하되
    아는 것이 많도다

    하면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말아 드리는 것과 펴는 것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고

    거사가 운하되
    이 물음은 사람을 氣急殺하게 하도다

    하니 보제가 말이 없거늘 거사가 운하되
    巧를 희롱하다가 拙을 이루웠다

    하다.


    9. 長자 和尙과 대화

    거사가 하루는 장자화상 처소에 이르자 마침내 上堂說法을 하고져 대중이 集定해 있었다.
    거사는 문득 앞에 나아가 운하되
    여러분 청하오니 스스로 점검함이 좋겠습니다

    하여도 장자화상이 설법을 하자 거사는 도리어 禪狀 우측에 서니
    그때 어떤 僧이 묻기를
    노인이 주장한 바는 받지 않겠아오니 청컨대 스님이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장자가 운하되
    방옹을 아느냐

    하니 僧이
    알지 못합니다

    하거늘 거사가 문득 僧의 멱살을 움켜잡고
    苦哉苦哉로다

    하니 僧이 대답이 없자 거사는 밀어 버렸다.
    장자가 조금 있다가 운하되
    마침내 와서 僧에게 棒을 먹였는가

    거사가 운하되
    저이를 비로소 잘 대접했습니다

    하니 장자가 운하되
    거사는 다만 송곳 끝이 뽀족한것만 보았지 끌이 모나 있는 것을 보지 못했도다

    하니
    거사가 운하되
    그러한 말은 나는 곧 알 수 있으나 다른 사람이 들으면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하니
    장자가 운하되
    무엇이 좋지 않는고

    거사가 운하되
    화상을 다만 송곳 끝만 보고 끌 끝은 보지 못했음이로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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