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교리---*

집에서 올리는 불공

비로사 2008. 11. 9. 14:18

 


불공의 의미

불공(佛供)이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을 말한다. 불공의 원어는 ‘붓다 뿌자(Buddha-pūjā)’이다.

[시공불교사전]에서는 불공을 “부처나 보살에게 음식·향·꽃 등을 경건한 마음으로 바치는 의례, 또는 그것을 바치며 소원이 성취되기를 비는 의례”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전에는 왜 절에 가느냐고 물으면 의례히 ‘불공드리려 간다.’라고 했다. 지금처럼 기도라는 말이 보편화되기 전의 ‘불공’이라고 말은 곧 ‘불교 신행’ 전체를 뜻하는 의미였다. 다시 말해서 불공이라고 하면 예배, 찬탄, 발원, 참회, 헌공 등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예전처럼 광범위한 의미의 불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는 직접 부처님께 음식과 의복, 의약 등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육신을 가진 부처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 남·북방 모두 불상(佛像, Buddha-paimā)이나 불탑(佛塔, Buddha-thūpa) 앞에 공양물을 올린다. 남방불교에서는 주로 음식보다는 향과 꽃을 올린다. 반면 대승불교에서는 과일이나 음식물을 많이 올린다. 현재 한국의 사찰에서는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고 해서 향·등·차·과일·꽃·쌀 등을 올린다.

 

현재의 남방불교에서는 불공을 크게 둘로 구분한다. 하나는 ‘아미사-뿌자(āmisa-pūjā)’이고, 다른 하나는 ‘담마-뿌자(dhamma-pūjā)이다. 전자를 재시(財施) 혹은 재공(財供)으로 번역하고, 후자를 법시(法施) 혹은 법공(法供)으로 번역한다. 전자의 재공(財供)은 향과 꽃, 음식·의복·의약 등을 불전 혹은 불탑에 올리는 것을 말하고, 후자의 법공(法供)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거나 법을 설하여 널리 전파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공양과 보시를 거의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불공에서의 ‘공양(供養)’이라는 말은 몇 가지 뜻으로 쓰인다. 첫째는 불(佛)·법(法)·승(僧)의 삼보에 음식·옷·꽃·향 등을 바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공경함, 찬탄함, 칭송함, 예배함이란 뜻이다. 셋째는 봉사함을 말한다. 넷째는 절에서 음식을 먹는 일 등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양이라는 말은 네 번째의 의미를 제외한 것이다.


집에서의 불공

한국의 사찰에서 봉행되는 모든 법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는 불공이다. 즉 부처님께 음식·향·등·꽃 등을 올리는 의례를 말한다. 이러한 의례를 ‘헌공의례(獻供儀禮)’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는 사찰에서와 같은 그러한 의례를 봉행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불공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불상이나 불화를 모셔두는 불단(佛壇)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절차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주 신심 돈독한 불자들은 가정에 불단을 마련해 두고 신행생활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가정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에서처럼 여법한 불공을 올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남방불교 국가에서는 각 가정마다 불상을 모시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각 가정에 원불(願佛)을 모셨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불상을 집에 모시면 안 된다는 속설이 널리 퍼졌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가정에 불상을 모시는 것을 꺼리는 불자들이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불자들의 가정에 불상을 모시고 신행하는 풍토가 빨리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부처님께 음식물을 올리는 것만이 불공이 아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참회·발원하며 그 공덕을 이웃에게 회향하는 것 모두가 불공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전에 음식을 올리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불공에는 꼭 특별한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삼보에 대한 지극한 신심만 있다면 형식은 부차적인 것이다. 그러나 범부들은 형식을 통해 진리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절차와 의식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집에서의 불공 절차

가정에서 봉행하는 불공은 예불(禮佛)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찰에서 봉행하는 예불의 수준에 따르면 크게 의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불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찰에서는 새벽예불, 사시헌공, 저녁예불 등 세 차례 의례를 봉행한다. 가정에서는 하루 중 단 한번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예불을 드리면 될 것이다. 예불을 올릴 때 향과 촛불을 밝히고, 청수나 차를 올린다. 그것이 곧 재공인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마련한 맛있는 과일과 음식 등을 먼저 불전에 올리고 가족들이 나누어 먹으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음식은 집안의 어른에게 먼저 올리는 것과 똑같다. 그때 헌공의 절차를 몰라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지극한 정성으로 이 음식을 받들어 올리오니 받아 주시옵소서!’라고 마음속으로 발원한다면 충분할 것이다.

만일 개인적으로 특별한 날, 이를테면 가족의 생일이나 조상의 제삿날에는 특별한 공양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별한 날에는 가능하면 가정에서는 간소하게 공양을 올리고, 별도로 재적사(在籍寺)를 방문하여 특별한 공양을 올리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자신이 소유한 정신적·물질적 재화를 이웃에게 베풀어 주는 것도 불공이다. 부처님은 가난한 이웃에게 베푸는 것을 자신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기뻐하실 것이다.

  

예불이나 불공의 순서나 절차는 사찰에서 봉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되, 자신의 상황에 따라 가감해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요즘은 한글의식집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해서 자신의 여건에 맞도록 실행하면 된다. 의례는 형식보다는 그 정성과 마음가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삼귀의례만이라도 봉행하면 될 것이다. 불자는 예불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예불로 하루의 일과를 마감한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불자의 삶이다. 가능하면 모든 불자들이 이러한 신행생활을 가정에서 실천하기를 권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수행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가정에서 실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불자들이 정기적으로 사찰을 방문하는 것은 가정에서 행할 수 없는 불공과 법문을 듣기 위해서이다. 그래야 더욱 더 신심이 증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웃에 봉사하는 것도 큰 공덕을 쌓기 위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불자들이 사찰에서 바르게 신행생활을 하고, 가정에서는 편한 시간에 정진한다면 신행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기 때문에 올바른 불자의 신앙생활에서 벗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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